-
[ 목차 ]
그러자 알미트라는 또다시 물었다.
그러면 스승이여, 결혼이란 무엇입니까?
그는 대답해 말했다.
그대들은 함께 태어났으며,
또 영원히 함께 있으리라.
죽음의 흰 날개가 그대들의 생애를 흩어
사라지게 할 때까지 있으리라.
신의 말 없는 기억 속에서 까지도.
허나 그대들의 공존에는 거리를 두라.
천공의 바람이 그대들 사이에서 춤추도록.
서로 사랑하라.
허나 사랑에 속박되지는 말라.
차라리 그대들 영혼의 기슭 사이엔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두라.
서로의 잔을 채우되
어느 한 편의 잔 만을 마시지는 말라.
서로 저희의 빵을 주되,
어느 한편 빵 만을 먹지는 말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그대들 각자는 고독하게 하라.
비록 하나의 음악을 울릴지라도
외로운 기타 줄들처럼.
서로 가슴을 주라. 허나 간직하지는 말라.
오직 삶의 손길만이
그대들의 가슴을 간직할 수 있다.
함께 서 있으라, 허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서 있는 것을,
참나무, 사이프러스나무도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