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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 세계를 바꾸다.
환경을 공부하는 분이라면 꼭 읽어보아야 할 환경학의 고전이죠? 바로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입니다. 레이첼 카슨과 「침묵의 봄」은 둘 다 고유명사가 되어버렸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고, 나아가 세계를 바꾸었습니다. 오늘은 환경학의 고전인 「침묵의 봄」과 레이첼 카슨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레이첼 카슨(Rachel Louise Carson, 1907~1964) U.S. Fish and Wildlife Service / Public domain
▶레이첼 카슨은 어떤 인물인가?
미국 해양 생물학자인 레이첼 카슨은 일생동안 딱 4권의 저서를 출간합니다. 이미 「해풍 아래서」, 「우리를 둘러싼 바다」, 「바다의 가장자리」로 작가로서의 명성을 떨치고 있었던 레이첼 카슨이 세상을 떠나기 바로 2년 전 1962년 9월 내놓은 마지막 역작이 바로 「침묵의 봄」인 것이죠. 이 책은 그 해 크리스마스까지 10만부가 넘게 팔렸고, 카슨이 죽을 무렵인 1964년에는 100만 부 이상이 팔렸습니다. 그리고 10년도 안되서 전세계적으로 16개국에 번역되기도 했습니다(이충호 역, 2005).
미국 영재교육의 아버지. 조지프 렌줄리 박사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허재성 기자 heophoto@chosun.com
미국 영재교육의 대부인 조지프 렌줄리(Joseph Renzulli)박사는 21세기를 이끌어갈 이상적인 인재형으로 아인슈타인이나 빌 게이츠가 아닌 레이첼 카슨을 꼽으며 그녀를 이렇게 묘사합니다.
“그녀는 자신의 영재성을 개인의 명예나 부의 축적에 쓰지 않고 환경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사용했다. 그녀의 빈틈없는 과학지식과 시적 언어는 1963년 케네디 대통령으로 하여금 백악관에 ‘환경문제를 다루는 자문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했으며, 1970년 ‘지구의 날’이 제정되게 만들었고, 카슨의 그림자를 자처하는 오늘날 세계 최대 규모의 미국 환경부를 탄생시켰다." -조지프 렌줄리(이충호 역, 2005)-
레이첼 카슨은 대중을 사로잡는 문체로도 유명하지만 실제 그녀가 쓴 「침묵의 봄」을 살펴보면 참고문헌만 40여쪽에 달할 정도로 그녀가 얼마나 과학적인 근거를 찾아 공들여 가며 책을 저술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녀는 그 누구보다도 과학지식과 시적인 언어를 절묘하게 혼합해 자신만의 문체로 서술하는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요즘 시대가 요구하는 융합적인 인재라 할 수 있습니다.
그녀는 평생을 독신으로 지내며 자연과 사랑에 빠졌고 조카들을 따뜻하게 돌보며 지극히 개인적인 삶을 추구하는 한편 당시 남성중심적이고 정복적인 성격의 거대 화학회사와 맞서 싸우는 조용하지만 강한 여성의 모습도 보여주어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하였습니다.
▶새는 더 이상 노래하지 않고...
「침묵의 봄」에서 가장 유명한 장이 바로 '새는 더 이상 노래하지 않고'라는 제목의 8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장에서 카슨은 네덜란드느릅나무병을 막기 위해 DDT를 살포함으로써 수백만 그루의 느릅나무가 죽게 되었으며 느릅나무 낙엽을 분해하는 분해자인 지렁이가 이를 먹게 되고 이 지렁이를 먹은 울새가 결국 더 이상 발견되지 않았음을 고발합니다.
그리고 같은 8장에서 미국인들이 자랑스러워하는 새죠? 미국 최초의 지폐에 성조기 보다 먼저 들어간 '흰머리 독수리'마저 조직검사를 통해 생식능력과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 미국인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또한, '죽음의 강'이라는 제목의 9장에서는 곤충이나 육상의 생물들 뿐만 아니라 물고기들 또한 DDT에 노출되어 떼죽음을 당한 사례와 다양한 어종들의 피해사례를 사실적으로 다루었습니다.
그녀는 그 당시 인체와 환경에 무해한 '신이 내린 살충제'라는 찬사를 받던 DDT가 생물에 농축되어 생물학적인 피해를 일으킨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증거를 들어가면서 서정적인 문체로 잘 표현합니다.
미국을 상징하는 새. 흰머리 독수리 Photo by Mathew Schwartz on Unsplash
즉, 레이첼 카슨이 「침묵의 봄」을 통해 말하고 싶어던 핵심은 식물과 대지, 식물과 식물, 식물과 동물 사이에는 절대 끊을 수 없는 친밀하고 필수적인 관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김은령 역, 2011). 지금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이 개념이 그 당시에는 잘 정립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죠. 사람들에게 이를 알리기 위한 사례로 DDT의 생물농축을 예로 들었고, DDT로 인해 알 껍질이 얇아지고 새들이 더 이상 노래하지 않는 봄은 이들의 연결고리를 끝내 이어 주지 못하고 끊어 놓을 것이라고 말한 것입니다. 이렇게 레이첼 카슨의 호소력 짙은 문체를 통해 생태학의 기초를 대중들에게 처음 알리고 대중들이 이러한 통찰 속에서 사용하던 화학제품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한 점이 그녀의 가장 큰 공로 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레이첼 카슨의 공로
또한, 그녀는
「침묵의 봄」을 통해 전세계적으로 환경운동을 촉발하였으며 생태학이라는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되고, 아직까지도 중고등학생 필독서로써 널리 읽히는 환경학의 고전이 되는 명작을 만들어내게 되지요.
책을 출판하고 2년 뒤 유방암으로 인해 명을 달리했지만 그녀가 뿌린 씨앗은 미국의 유명한 환경운동단체인 시에라 클럽의 회원수를 1960년 1만 6천명에서 1965년 3만 3천명, 1970년 11만 4천명으로 급속히 증가시키는 등 환경운동을 촉발시켰으며, 1970년 환경보호청(EPA)을 설립하는데도 크게 기여했습니다(이충호 역, 2005). 그리고 치열한 공청회 끝에 1972년 6월 14일 당시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수장인 윌리엄 도일 럭겔스하우스(William Doyle Ruckelshaus)로 하여금 극소수의 치명적인 질병이나 긴급한 해충 방제를 위한 용도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미국 내에서 DDT의 사용을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하도록 이끌었으며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와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DDT 사용을 금지시키는데 크게 기여했습니다(이충호 역, 2005).
▶DDT의 재사용을 허가한 UN
하지만, 세게보건기구(WHO)는 2006년 DDT 재사용을 허가하게 됩니다. 왜 금지했던 DDT를 재사용하게 했을까요?
이는 말라리아로 고통받는 여러 나라들(에콰도르, 마다가스카르,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을 위한 배려와 지속가능발전을 염두에 둔 불가피한 조치였습니다.
Photo by Seth Doyle on Unsplash
여기에 대한 내용은 다음 포스팅 때 차차 다루도록 하고 오늘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그럼, 다음 포스팅에서 뵐께요~~
[다음 포스팅]
2020/08/13 - [분류 전체보기] - 침묵의 봄으로 의해 금지된 DDT, 인류에겐 아직 필요악인가?(1)
2020/08/19 - [환경/환경도서관련] - 침묵의 봄으로 의해 금지된 DDT, 인류에겐 아직 필요악인가?(2)
[참고문헌]
- 김은령 역(2011). 침묵의 봄. 에코리브르
- 이충호 역(2005). 세계를 뒤흔든 침묵의 봄. 그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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