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봄으로 의해 금지된 DDT, 인류에겐 아직 필요악인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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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환경도서관련

침묵의 봄으로 의해 금지된 DDT, 인류에겐 아직 필요악인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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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에게 DDT 살포를 시연하는 장면CC0, public domain. CDC

침묵의 봄으로 인해 금지된 DDT, 인류에게 아직 필요악인가?(1)

 

 

 

 

지난 포스팅에서 「침묵의 봄과 이를 지은 저자인 레이첼 카슨에 대하여 다루었습니다. 환경학의 고전인 「침묵의 봄」을 지어 사람들에게 살충제와 화학품 사용에 대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DDT의 사용을 결국에 금지시키도록 만든 한 여성 과학자인 레이첼 카슨은 연구에 대한 집념 뿐만 아니라 용기 뛰어났었죠. 

혹시, 지난 포스팅 궁금하신 분들은 잠시 보시고 오셔도 됩니다.^^

2020/08/12 - [분류 전체보기] -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 세계를 바꾸다

하지만...DDT2006년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해서 다시 일부 국가에 재승인 허가가 나게 됩니다. 생물에 농축되는 DDT는 결국 새를 울지 않게 한다고 주장해 온 레이첼 카슨이 틀린 것일까요? 침묵의 봄이 엉터리 책이었다는 말일까요? 왜 세계보건기구(WHO)는 DDT를 사용하도록 다시 허가하게 되었을까요? 

총 2번의 포스팅에 걸쳐서 설명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오늘은 그 첫 번째 포스팅으로 DDT가 도대체 어떠한 화학물인지에 대해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 신이 내린 살충제, DDT

DDT는 디클로로디페닐트리클로로에테인의 줄임말입니다. 참 길죠? 분자구조는 아래와 같이 생겼습니다.

DDT(Dichloro-Diphenyl-Trichloroethane)의 구조식CC0, public domain.

 

DDT의 이름과 분자구조는 잘 모르셔도 됩니다. 그런데 이 침묵의 봄에 의해 고발당한 DDT를 살충제로 개발한 과학자가 노벨상을 받았다면 믿어지시나요? 

사실입니다.

DDT1873년 오트마 자이들러(Othmar Zeidler)에 의해 처음 발견되었지만 1939 스위스화학자 파울 헤르만 뮐러(Paul Hermann Muller)에 의해 처음으로 놀라운 살충효과가 밝혀졌습니다. DDT 사용초기에는 인간에게 어떠한 피해도 없는 것으로 밝혀져2차 세계대전 전후에 말라리아를 박멸하는데 아주 효과적으로 사용되었고, 그 공로로 1948년 뮐러는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였습니다.(임경순, 1996). 

파울 헤르만 뮐러(Paul Hermann Muller) CC0, public domain. united states

뮐러는 완벽한 살충제가 갖추어야 할 조건은 다음과 같다고 말했습니다(이충호 역, 2005).

 

1. 곤충에게 큰 독성 나타낼 것.

2. 독성 작용이 빨리 나타날 것.

3. 포유류나 식물에게는 독성이 거의 없거나 전혀 없을 것.

4. 자극이나 냄새가 전혀 없거나 아주 미미할 것.

5. 작용 범위는 되도록 광범위하고 가능하면 많은 절지동물에게 작용할 것.

6. 효과가 오래갈 것(, 화학적 안정성이 뛰어날 것.).

7. 가격이 쌀 것.

DDT는 이들 조건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살충제였습니다. 효과는 크면서 값은 저렴했고, 다른 생물체에게 미치는 영향이 극히 적은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사용 초기에는 소위 '신이 내린 살충제'로 여겨졌습니다. 영국 수상인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은 1944년 라디오 연설에서 수백만명의 목숨을 구한 DDT를 극찬하며 앞으로도 엄청난 스케일의 DDT사용을 국민들에게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윈스턴 처칠CC0,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아래 사진은 썸네일에서도 보셨겠지만, 제2차 대전 당시 한 군인에게 DDT를 살포하는 장비를 시연하는 사진인데요, 인체에 유해하다고 밝혀졌다면 저렇게 사람의 몸에 직접 분사하지는 않았겠죠?

군인에게 DDT 살포를 시연하는 장면. CC0, public domain. CDC

2차 세계대전 당시, DDT는 발진티푸스를 옮기는 모기에게 큰 효과가 있었기 때문에 전쟁 이후 전세계적으로 엄청나게 사용이 증가하게 됩니다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DDT로 인해 2,500만 명이 목숨을 구했다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아래 그림은 미국 산림청에서 제공한 사진으로 1955년 오레곤주 베이커 카운티 상공에서 스프레이로 DDT를 뿌리고 있는 1대의 비행기를 잘 보여줍니다. DDT가 다른 살충제보다 경제성이 뛰어나고 효과가 우수하다보니 비행기를 이용해 상공에서 대량의 DDT를 뿌려댔습니다.

 

오레곤주 베이커 카운티 상공에서 스프레이로 DDT를 뿌리고 있는 비행기 CC0, public domain. OR

▶DDT가 없던 시절은 도대체 어떠했길래...

DDT를 사용하기 전에는 발진티푸스로 인한 사망자가 일반적으로 감염자의 10~40%에 달했으며특히, 발진티푸스는 환자들을 간호하는 의료진들의 주요 사망 원인이었습니다. 그리고 제1차대전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1918년과 1922년 사이에 발진티푸스만으로 2천만~3천만 건의 사망자를 내게 됩니다. 이는 세계 1차대전 중 전쟁으로 인해 사망한 이들의 숫자(공식집계 32,524,566명. by위키피디아)와 비슷한 수치여서 충격을 줍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말라리아 모기에 의한 전염병에 의해 죽어나간 것인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네요.

 

 

 

1차 세계 대전 동안 러시아에서 3백만 명의 사망자를 냈고 폴란드와 루마니아에서는 더 많은 사망자를 냈다고 합니다.  이 질병은 세르비아에서만 15만 명 이상이 사망하는 등 동부 전선의 군대를 황폐화시켰습니다(참조. 위키피디아). 현재의 코로나 사태와 비교해보면 더욱 엄청난 전염병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인류를 해충으로부터 구제해준 고마운 DDT를 왜 레이첼 카슨은 고발하게 됐을까요?

▶ 양날의 칼과 같은 DDT...최근 살충제 계란에서 발견되어 충격!

 

DDT는 엄연히 화학적으로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살충제 입니다. 

곤충의 신경 세포의 나트륨 이온 채널을 열어 세포를 과도하게 활성화시키고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한다(친환경 달걀 농장에서 나온 DDT, 2017)고 알려져 있는데요, 당연히 다른 생물들에게도 좋을리가 없겠다고 짐작이 되시죠?

레이첼 카슨이 침묵의 봄에서 소개한 연구결과에 덧붙여 DDT 유해성에 관한 후속연구가 많이 진행되었습니다. 최근 연구결과에 의하면 DDT는 생물농축에 의해 먹이사슬 상위단계 지위(niche)로 갈수록 부작용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내분비계교란물질(환경호르몬)임이 밝혀졌습니다. 그리고 2015국제암연구기구(IARC)가 분류한 잠재적 발암물질임이 밝혀지기도 했죠.

결국 DDT는 뮐러의 3번째 조건(3. 포유류나 식물에게는 독성이 거의 없거나 전혀 없을 것.)을 만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판명되면서 완벽한 살충제라고 더 이상 부를 수 없게 되버렸습니다(친환경 달걀 농장에서 나온 DDT, 2017).  

2017년 살충제 달걀 파동을 기억하시나요? 그 당시 달걀에서 DDT가 일부 검출되어 세간을 깜짝 놀라게 했었죠? 우리나라에서는는 1960~70년대에 DDT 사용을 금지시켰는데, 어떻게 검출될 수 있었을까요? 많은 연구자들과 정부 당국은 아직까지도 미량이 토양에 남은 것이라고 밖에는 설명을 못하고 있습니다.

누군가 썼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럴수도 있겠지만, DDT는 토양 내 반감기(절반이 분해되는 데 걸리는 시간)가 자료에 따라 최대 15~30에 이르며 이론상 1979년 직전 뿌린 DDT가 지금도 4분의 1에서 많게는 2분의 1까지도 남아 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친환경 달걀 농장에서 나온 DDT, 2017)

 

 

 

만약, 우리나라에서 DDT를 금지시키지 않고 현재 계속 사용했었다면 지금으로부터 40~50년 뒤 우리 미래 세대들도 여전히 살충제 계란을 통해 DDT를 일정량씩 섭취하게 되겠죠?. 

DDT는 이렇게 다른 두 얼굴을 하고 우리 인류 역사에 등장을 한 것이지요. 그렇다면 다음 포스팅에서는 2006년 세계보건기구(WHO)는 왜  어쩔 수 없이 DDT 사용을 허가하게 했는지? 그리고 인류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 어떠한 점들을 고려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DDT의 재사용을 소재로 다뤄보겠습니다. 

그럼,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공감과 소중한 댓글~ 그리고 구독은 제가 포스팅하는데 큰 힘이 됩니다. 그럼 다음에 뵐께요~ ^^

[다음 포스팅]

2020/08/19 - [환경/환경도서관련] - 침묵의 봄으로 의해 금지된 DDT, 인류에겐 아직 필요악인가?(2)

2020/08/12 - [환경/환경도서관련] -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 세계를 바꾸다

[참  조]

.윤신영(2017.August 24). 친환경 달걀 농장에서 나온 DDT... 38년 금지 농약 어떻게 검출됐을까. Retrieved from http://dongascience.donga.com/news.php?idx=19475

.이충호 역(2005). 세계를 뒤흔든 침묵의 봄. 그린비

.임경순(1996). 레이철 카슨의 침묵의 봄 (1962) 출현의 역사적 배경 및 그 영. 醫史學 5 권 제2(통권 제9) : 99-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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